사진속일상

경안천 걷기

샌. 2013. 12. 29. 18:31

 

 

겨울이 되니 활동량이 확 줄어들었다. 대신에 늘어난 건 잠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지혜롭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도 겨울잠을 잔다면 세상이 훨씬 조용해졌을 거라는 상상을 해 본다.

 

겨울이라 산에는 가지 않고 가끔 경안천에 나가 걷는다. 오늘은 집에서부터 목현천을 따라 경안천에 들어서 양벌대교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16km 정도를 걷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추위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공기는 싸늘했다. 새들 역시 천 가운데에 모여서 미동도 하지 않고 이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속에 가시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가시는 숨어있다가 불현듯 나타나 가슴을 콕콕 찔러댄다. 어떤 사람에게는 부모가, 어떤 사람에게는 자식이 가시로 박혀 있다. 건강이, 돈이 가시인 사람도 있다. 지금 당신의 'Calm Breaker'는 무엇인가? 세상살이에서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정도의 차이만 약간 있을 뿐이다. 생명은 고통을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인간만이 고통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픔을 통해 우리의 의식은 성장한다.

 

겨울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오늘 웃는 사람이 내일 울고, 오늘 운 사람은 내일 웃는다. 오늘의 웃음에 교만하지 말고, 지금의 눈물에 절망하지 말자.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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