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대체 아는 것도 없이 꾸며대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그러지 않는다. 이것저것 주워 듣고 그 중에서 좋은 것만 골라 그를 따른다. 이것저것 보는 대로 따 담는 것도 지식의 일부가 된다."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 我無是也 多聞 擇其善者而從之 多見而識之 知之次也
- 述而 24
공자의 공부는 옛 지식과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자는 현실 중심의 경험주의자임을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다. 어쩌면 너무 지나치다 싶기도 하다. '기술하기만 할 뿐 창작하지는 않는다[述而不作]'가 결코 겸손의 말만은 아니다. 어느 분의 강연에서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말을 듣고 공자가 떠올랐다. 창조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창조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창작이라는 말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공자 공부의 기본 방향이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알아간다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다. 공자의 온고(溫故)는 복고주의가 아니라 인간의 근본을 묻는 질문에 소홀하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이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