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 구실하는 길이 먼 데 있을까! 내가 사람 구실하고자 하면 사람 노릇하는 길이 바로 나타나 준다."
子曰 仁遠乎哉 我欲仁 斯仁至矣
- 述而 26
인(仁)이 '사람 구실하는 길'로 번역되어 있다. 단순한 '어짊'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말인 것 같다. 사람 사이의 관계망에서 내 역할을 성실히 행할 때 얻어지는 어떤 경지가 인이라고 보는 게 맞다. 공자의 말에서 주목되는 단어는 욕(欲)과 지(至)다. 사람 구실하는 길을 바라면 거기에 이른다. 중요한 건 내 의지다. 유교는 타력 신앙과 대척점에 있다. 누구에게나 인에 이르는 길이 열려 있다고 공자는 말한다.
좋은 친구를 옆에 두고 싶다면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좋은 자식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좋은 배우자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좋은 짝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교의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