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학자인 강판권 선생이 성리학의 기본 개념에 나무를 접목해 설명한 책이다. 성리학 개념에 어울리는 나무를 정하고, 관계되는 성리학자를 골랐다. 나무를 인문학적으로 이해하는 신선한 시도다.
지은이는 16가지 유교 개념에 하나씩의 나무를 배당했다. 나무, 개념, 유학자가 한 묶음을 이룬다. 옛날 중고등 학생 시절 시험 볼 때 서로 관계되는 것끼리 줄을 그어 연결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들을 섞어 놓는다면 과연 얼마나 의미가 통하게 연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나무 자체의 특징보다는 책 제목대로 선비가 사랑한 나무 정도가 맞을 것 같다.
성리학자들은 나무를 개인적인 학문과 성찰의 대상으로 삼았다. 근사(近思)의 공부 중 하나가 나무였다. 그것은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하늘을 향해 살아가는 모양에서 볼 수 있듯 천지의 원리를 터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은이가 말한 대로 나무를 만난다는 것은 우주의 이치를 배우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나무에는 생태적이거나 생물학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무가 함축하는 철학적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 책이다.
1. 배롱나무 / 충(忠) / 성삼문(1418~1456)
2. 대추나무 / 효(孝) / 정조(1752~1800)
3. 매실나무 / 격물(格物) / 이황(1501~1570)
4. 측백나무 / 치지(致知) / 김정희(1786~1856)
5. 회양목 / 성의(誠意) / 이명구(1842~1925)
6. 자귀나무 / 정심(正心) / 이옥(1760~1815)
7. 차나무 / 수신(修身) / 정약용(1762~1836)
8. 회화나무 / 제가(齊家) / 송희규(1494~1558)
9. 뽕나무 /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 조선의 임금들
10. 주목 / 마음(心) / 송시열(1607~1689)
11. 은행나무 / 경(敬) / 주세붕(1495~1554)
12. 살구나무 / 인(仁) / 공자(BC 551~479)
13. 대나무 / 의(義) / 황현(1855~1910)
14. 밤나무 / 예(禮) / 이이(1536~1584)
15. 잣나무 / 지(智) / 홍여하(1621~1678)
16. 향나무 / 신(信) / 이언적(1491~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