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앤포엠

1407b(7)

샌. 2025. 4. 9. 09:21

 

사람들은

모를 거야

 

해가 뜰 때의 감미로운 속삭임을

들판에 찾아오는 바람의 미소를

내 품에 깃든 새들의 어리광을

구름이 펼치는 황홀한 군무를

 

나는

있는 그대로

충만이며 자유

 

부족함도

갈증도 없어

 

그러니 더 이상 날

'왕따나무'라 부르지 말아줘

 

나는

'왕자나무'거든

 

(140707)

 

 

 

질주한다

뒤돌아볼 틈도 없다

 

멈칫하는 누군가 있다

나는 왜 달려야 하는 거지?

 

경쟁자들이 쏜살같이 앞질러간다

불안하다

 

그는 뒤쳐진 걸 만회하려는 듯

더욱 세게 채찍을 잡는다

 

다시 흙먼지 자욱해진다

 

(140708)

 

 

 

저 길 끝에

'시인의 마을'이 있을 것 같다

 

쓸쓸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가난한 가슴들끼리 만나

온기를 나누는 곳

 

힘내자!

 

저 언덕까지는

올라가 봐야겠다

 

(140709)

 

 

 

퇴직하면

시골 초등학교 앞에 

조그만 문방구를 차리고

꼬맹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 했다

 

그 사람의 고왔던 꿈은

여직 남아 있을까

 

(140710)

 

 

 

고요하다

세상이 무성영화처럼 흘러간다

길이 출렁이고 건물이 비틀거린다

나무는 두 팔을 흔들며 춤을 춘다

햇살이 살 속으로 파고든다

몸은 풍선처럼 가벼워진다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오는 황홀

내가 미쳤나 싶으면서도

우주와 하나 되는 희열과 충만

 

드물게 그런 순간이 있다

 

(140711)

 

 

 

우주도 좁다더니

어느 순간 좁쌀이 된다

 

광속으로 혼을 빼놓다가

굼뱅이처럼 느려진다

 

대해(大海)의 품으로 호탕하더니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다

 

종잡을 수 없다

 

내 마음

 

(140712)

 

 

 

넌 누구니?

 

내 마음 홀랑 앗아간

 

저 육감적인 자태를 보렴

 

(1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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