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덕이고 삐걱대던 삶
흘려보내고
너에게로 가고픈 바람도
날려버리고
이젠 정물의
풍경이 되었다
편안하다
(140601)
사람들은 모를까
햇빛만 쨍쨍하면
세상이 사막으로 변한다는 걸
사람들은 기도한다
맑은 날만 계속되고
먹구름은 다가오지 않기를
조물주는 인자하시다
그림자가 없으면 빛이 아니라고
우리의 어리석은 청에는 고개를 돌리시니
(140602)
깨끗이 닦아
가지런히 놓아 둔
누군가의 손길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
(140603)
감미로운 추억과는
결별하기로 했다
쓸쓸함도 아름답다는 걸
배우기로 했다
그대를
떠나보낸 뒤
(140604)
장마중에 태어나는
하루살이도 있다
이 세상에
태양이 있다는 것도 모른다
눈을 떠서는
날개 한 번 펴보지 못하고
거센 물결에 휩쓸려 사라진다
흔적도 없다
(140605)
내 노동으로
살아가겠다 했지
'마가리의 꿈'에 부풀어
돈키호테가 되었지
폭풍 휘몰아치던 곳
이제는 가슴이 아려
뒤돌아보지 못하는 곳
경청하라,
교훈 하나는 남았네
은밀히 울리는 내면의 소리를 조심할 것!
이것이 현실의 처세훈이라네
(1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