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뒤란에는 황매화가 자란다. 봄이 되면 노란 꽃이 집의 배경이 되어 예쁘다. 30년도 더 전에 선친께서 심으신 것이다. 사랑마루에 앉아 감상하시겠다고 몇 포기를 가져와 심으셨다는 걸 어머니한테서 들었다. 그러나 선친은 몇 해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제대로 꽃을 보시지도 못하고 이승을 뜨셨다. 지금은 집에 아버지의 흔적은 거의 없다. 봄마다 이어서 피는 이 황매화가 유일하다. 고향집에 들리면 아버지 대신 황매화가 반갑게 맞아준다. 아마 꽃을 보는 어머니의 심정은 더 애틋할 것이다. 자식에게는 드러내지 못하는 그리움이 있다는 걸 어머니의 눈빛에서 읽는다. 나는 잠시 외면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