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꿈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났다. 한적한 다리 위였다. 갑자기 한 사람이 옆에 다가왔다. 얼굴을 보니 아버지였다. "아버지지예? 아버지가 맞지예?"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띠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나는 아버지 품에 안겨 울었다. "아버지,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살아계실 때 다정하게 말 한마디 해 드리지 못하고...."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으셨다. 따뜻하게 나를 껴안아 줄 뿐이었다. 나는 반가워서 계속 흐느꼈다.
아버지는 흰색의 깔끔한 여름옷을 입고 계셨다. 얼굴은 살이 찌시고, 표정은 없었지만 밝았다. 오래전 꿈에서는 항상 병약한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마음이 아팠었다. 고맙고 안심이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에 잠이 깼다. 무척 생생한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