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에디슨이 한 말이다. 종종 이 말은 위대한 업적이 1%의 천재성과 99%의 노력에 의한다고 오해되고 있다. 특히 학창 시절에 선생님들이 노력을 강조하는 뜻으로 자주 인용했다.
어렸을 때는 긴가민가하면서도 그대로 믿기도 했다.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인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누가 땀을 더 흘리느냐로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나는 왜 안 되지, 하면서 더욱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만큼이라도 살고 보니 순전히 거짓말이란 걸 알겠다. 에디슨의 말도 아마 영감을 강조하는 취지였을 것이다.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땀도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문제는 영감이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다.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유전자를 받았느냐로 인생이 결정된다. 외모, 성격, 건강, 재능, 기질이 그렇고, 공부나 사회적 활동, 성공도 마찬가지다. 되는 놈은 되고, 안 되는 놈은 안 된다. 특히 운동이나 예술 방면은 재능을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된다.
심지어는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도 유전자로 결정된다고 한다. 현실에 만족하며 행복을 즐기는 기질이 있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그렇다. 물론 노력으로 부족한 부분이 어느 정도 커버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계가 분명히 있다. 어느 수준 이상은 절대 오를 수 없다. 그 뒤부터는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지어는 노력조차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젊었을 때 이 사실을 진즉 알았더라면 아이들을 덜 닦달했으리라. 사람은 타고난 재질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체득했더라면 일률적으로 한 방향으로만 몰고 가지 않았으리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졌으리라.
하늘로부터 받은 재질은 달라도 사람의 가치는 경중의 차이가 없다. 재능은 어찌 보면 세상에 대한 쓸모일 뿐이다. 제 몫을 하느라 시달릴 운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유전자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건 유전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인생은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