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노트를 열어보다가 메모해 둔 찰스 비어드의 글을 보았다. 찰스 비어드(Charles A. Beard, 1874~1948)는 미국의 역사학자로 역사 연구에 있어 객관적인 해석을 중시하는 실증주의에 반기를 들고, 현대 역사 연구에서 중요한 학파인 상대주의 사관을 만든 사람이다. 이 사관은 역사 연구에서 완벽한 과거 복원을 불가능하고, 역사가의 주관적 판단이 필연적으로 개입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찰스 비어드는 평생 역사를 연구해서 '진리의 역설'로 불리는 다음 네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1. 하느님은 멸망시킬 자에게 권력을 줘 날뛰게 한다.
2. 심판의 맷돌은 더디게 돌지만 아주 작은 것까지 간다.
3. 벌은 꿀을 도둑질해서 꽃을 피운다.
4. 어둠이 짙어야 별을 볼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본질은 숨어 있다. 이는 한 인간의 역사에도 적용되는 원리가 아닌가 싶다. 나타나는 현상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걸 배운다. 조바심치지 말고 진득이 기다려라. 바라는 바에 너무 매달리지도 말라. 하늘 그물은 허술한 것 같아도 의외로 촘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