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약자가 되려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누구나 강자가 될 수는 없다. 일부 사람은 강자에게 빌붙어 강자 행세를 한다. 일종의 호가호위다. 위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도 있다. 자발적으로 몰려든 무리로 인하여 강자는 지배를 정당화한다.
찾아온 알렉산더에게 디오게네스는 "거참, 햇빛이나 가리지 말아주쇼"라고 답했다. 강자가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을 만난 것이다.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다." 알렉산더는 이런 말로 존경을 나타냈다고 한다. 강자에게는 욕심 없는 사람만큼 두려운 사람이 없다.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강자는 아니다. 성공했다고 강자는 아니다. 살아남았다고 강자도 아니다. 진정한 강자는 주체적으로 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자기가 제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세상의 잣대가 삶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 욕망이 나의 것이 아니다. 바로 서게 되면 그것이 보인다. 무욕이란 욕심 없음이 아니라 관습적인 삶과 결별하려는 의지다. 강자와 약자를 물리적 힘의 유무로 구분할 수 없다.
비록 처지가 빈약하더라도 제힘으로 바로 서서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다. 겉이 삐까번쩍해도 속이 빈 내면의 약자도 있다. 약자는 두 발로 서지 못하고 타자의 삶을 산다. 공자가 나눈 군자와 소인도 이런 범주일 것이다.
지구별에는 가지가지 사람들이 산다. 현상만 보면 껍데기 강자들이 득세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은 넓고 숨어 있는 강자도 많다. 그들이 역사를 추동해 나가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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