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정현 선수가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조코비치를 3: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두 번이나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어서 가슴 졸이며 봤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8강까지 간 것은 정현이 처음이다.
테니스는 동양인이 힘을 못 쓰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타고난 체격이 경기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들어간 동양인 선수는 몇 명 되지 않는다. 동양계로 제일 유명한 선수는 1990년대에 활약한 마이클 창이라는 미국 선수다. 창은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키와 근력에서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열세다. 테니스는 서브가 중요한데 스피드와 파워에서 차이가 나니 이미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다. 100m 달리기로 비유하면 서양인은 10m 앞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다. 정현이 3라운드에서 만난 즈베레프는 서브 속도가 210km/h가 넘었다. 정현은 빨라야 190km/h대였다. 그런 조건에서 이기자면 다른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정현이 8강에서 만날 상대는 미국의 샌드그렌 선수다.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세계 랭킹이 97위로 정현보다 아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정현은 앞서 세계 랭킹 4위와 14위를 격파했다. 샌드그렌을 이기면 4강에서 페더러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꿈의 대결을 보게 된다.
내가 제일 즐긴 운동이 테니스다. 20대 때 시작해서 50대 중반까지 함께 했다. 허리에 문제가 생겨 수년간 쉰 적도 있었지만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를 테니스로 풀었다. 지금은 라켓을 놓았지만, 테니스 경기를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순간을 보는 것이 내 꿈이다.
그래서 정현 선수가 8강까지 올라간 것이 기쁘고 기대 된다. 사실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 몰랐다. 정현 선수는 스물두 살이다.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계를 제패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정현 선수의 선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