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이 걷기에는 좋지만 품고 있는 꽃은 빈약하다. 계곡이 발달하지 않고 물이 없는 메마른 산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약간 아쉽다. 그런데 어제는 뒷산에서 꽃밭을 이루고 있는 조개나물을 만났다. 묘지 주위였다. 조개나물은 유난히 묘지에서 잘 자란다. 할미꽃과 비슷하다. 조개나물은 원래 양지 바르고 메마른 땅을 좋아한다고 한다. 잔디가 깔린 묘지가 적지인 셈이다. 가끔 꿀풀과 헷갈리는데 꿀풀은 줄기 윗부분에 꽃이 있는 반면, 조개나물은 아래에서 위까지 촘촘이 나 있다. 흰색과 붉은색의 꽃도 있다는데 보지는 못했다. 산길에서 그나마 반가운 조개나물이었다.
조개나물꽃과 꼭 닮은 게 금창초(金瘡草)다. '부스럼 창'자를 쓰는데 부스럼 치료에 효과가 있는 풀인 것 같다. 꽃만 보면 조개나물과 금창초를 구별하기 어렵다. 그런데 조개나물은 상하로 줄기를 따라 꽃이 피지만, 금창초는 옆으로 퍼진다. 아래 사진은 지난 번 남도에 갔을 때 본 금창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