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느낌보다 스마트폰 숫자를 보고 더위를 확인한다. 38도를 넘어섰다니까 여름이 더 뜨거워진다. 몸도 수치에 반응한다. 밖에 나가기가 두렵다. 이런 것을 두고 아는 게 병통이라고 하는가 보다.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며 빈둥거리다가 해 질 무렵에 남한산성으로 나갔다. 구름이 별로 없는 서쪽 하늘이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즈음에 해는 남산타워 바로 뒤로 진다. 석양을 보는 일이 참 오랜만이었다. 사진사들 틈에 끼여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었다. 카메라를 조작하며 셔터 소리를 들으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결과물은 차후의 일이다.
앞 사진을 트리밍했다. 이 정도라도 확대해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집 가까이에 멋진 노을 조망 포인트가 있는데 그간 잊고 살았다. 카메라와 좀 더 가까워지고 내 몸 움직이는 일에도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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