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雲南)에서 돌아오니 한국이 더 춥게 느껴진다. 오늘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7도까지 떨어졌다. 운남은 지금 2도에서 15도 사이로 우리나라의 초봄 날씨다. 어떤 날은 낮에 이동할 때 버스의 에어컨을 켜기도 했다.
운남에 간다고했을 때 제일 반가웠던 게 봄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겨울에 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운남의 성도(省都)인 곤명(昆明)은 예부터 춘성(春城)으로 불렸다. '봄의 도시'라는 뜻이다.
그러나 꽃을 여유있게 감상하기에 패키지 여행은 너무 일정이 촉박했다.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일행에서 뒤처져 눈총을 받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여기 담은 꽃들은 초점도 제대로 맞추기 어려운가운데 스쳐가며 급히 찍은 것들이다.
운남이 우리나라에서 3천 km나 떨어진 먼 곳이지만 꽃은 눈에 익은 것들이 많아 반가웠다. 매화, 목련, 벚꽃 등이 한창 피고 있었는데 다른 풀꽃들도 우리 땅에서도 자라는 것들이 많았다. 사람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꽃은 공통으로 피고 있다는 게 고마웠다. 그리고 사람들도 이런 꽃들을 매개로 하여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꽃의 전설이나 꽃말을 보면 인간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그래서 꽃은 만국 공통의 언어라고 해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