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앞을 지나가며 '겨울나무'를 나직이 읊조린다. 오늘은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 자리'라는 구절에 마음이 끌리는구나. '늘 한 자리'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는 자리가 아닌가. 비가 오면 비와 한 몸이 되고, 눈이 오면 눈과 한 몸이 되고, 바람이 불면 바람과 한 몸이 된다. 너의 몸짓은 오로지 순리(順理)가 무엇인지 말해주는 것 같다. 공자가 말한 '태어나면서 아는 자[生而知之者]'가 바로 네가 아니던가.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눈 쌓인 응달에 외로이 서서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겨울을
바람 따라 휘파람만 불고 있느냐
평생을 살아봐도 늘 한 자리
넓은 세상 얘기도 바람께 듣고
꽃 피는 봄 여름 생각하면서
나무는 휘파람만 불고 있구나
'천년의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빛버즘(220130) (0) | 2022.01.31 |
---|---|
경안천 버들(211230) (0) | 2021.12.31 |
경안천 버들(211202) (0) | 2021.12.02 |
대흥사 느티나무 (0) | 2021.11.11 |
만일암 느티나무 (0) | 2021.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