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경안천 버들(211230)

샌. 2021. 12. 31. 11:04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늘 여일(如一)한 모습은 편안하다. 이곳 경안천 버들 앞에 서면 그렇다. 산 능선은 유순하게 흐르고, 겨울 강물은 느긋하게 잠들어 있다. 가끔 바람이 억새의 머리를 흔들며 지나간다. 강 가운데 모래톱에서 너는 꼬리날개를 편 공작처럼 우아하게 서 있다.

 

"세월이 빠르다", 세밑이면 자주 듣는 이 말이 올해는 뜸하다. 아마 코로나 탓이 아닌가 싶다. 답답함에서 속히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시간의 흐름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지도록 했을 것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 나에게도 1년이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진 느낌이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한숨 쉴 일도 많았다. 세상사가 다 그러려니, 한다.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의젓하고 당당하게 살아야겠다. 경안천 버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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