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텃밭 고구마를 캐다

샌. 2022. 10. 18. 09:41

아내와 둘이서 텃밭의 고구마를 캤다. 작년에는 손주가 와서 체험을 했는데 올해는 다른 데 갈 일이 생겨 오지 못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미룰 수도 없었다. 겸하여 시들어가는 가지와 고추를 뽑고 밭 정리를 했다.

 

고구마는 18kg이 나왔다. 기대를 안 했는데 역시 수확량은 빈약했다. 올 텃밭 농사는 옥수수, 상추, 고구마, 감자는 흉작이고 호박, 토마토, 가지, 고추 등은 풍성했다. 일 하기는 귀찮았지만, 그래도 텃밭 덕분에 우리 식탁은 풍요로웠다.

 

 

오전에 텃밭에 나갔다가 오후에는 첫째네 집에 들렀다. 잠시 짬이 난 틈에 한 시간 정도 집 주변을 산책했다. 골목길 뒤로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자주 보였다.

 

송파동에는 빌라가 많아선지 깔끔한 서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골목길의 전신주와 이리저리 뒤엉킨 전선이 혼란스럽다. 대신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할까, 무질서한 간판들마저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리치 하우스'라고 해서 응당 '리치(RICH)'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리치(REACH)'다. 한 방 먹었다.

 

 

어슬렁어슬렁 걸으니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유모차를 밀고 가는 할머니의 굽은 등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가까운 공원의 정자에는 여남은 명의 동네 할머니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지나가니 대화가 끊기고 모두들 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난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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