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시청까지 걸어서 왕복하다

샌. 2022. 10. 5. 11:00

시청에 볼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한 번 걸어서 가보고 싶었다. 집에서 시청까지는 직선거리로 3km지만 시끄러운 차도를 따라 걸을 수는 없고 우회를 해야 하므로 실제 걷는 거리는 4km가량 되었다. 오가는 길에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이미 한참 전에 공식적인 노인이 되었지만 '노인 복지관' 시설을 이용해 보지는 않았다. 취미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은 지원해도 자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들어가 보았더니 내부는 깔끔했고 방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다.

 

 

바둑 대국실도 환경이 괜찮았다. 심심할 때 여기 와서 바둑 한 판 두어볼까?

 

 

송정동은 도시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었다. 10만 평에 이르는 넓은 구역이다. 한쪽에서는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고, 이곳 빈 터에는 단독주택이 들어설 것이다. 혹시나 해서 알아보았더니 땅값이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시청까지 오는 데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시청 옆에는 남한산성아트홀과 스포츠센터가 있다.

 

 

광장에서 까치발을 하고 서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었다. 평화를 희구하는 소녀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3.1 독립선언 100주년이었던 2019년에 세웠다고 한다.

 

 

스포츠센터 안 수영장에서는 아쿠아로빅 수업이 한창이었다. 아내를 찾는데 한참 동안 헤맸다.

 

 

돌아오는 길에는 목현천을 거쳤다. 지난 여름의 수해 흔적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텃밭에도 들러보았다. 지난 이틀 동안 흠뻑 내린 비로 작물들의 생기가 살아났다. 곧 고구마를 캐야 할 것 같다. 

 

 

평상시에 걷는 장소는 뒷산 아니면 경안천이었는데, 이렇듯 시내를 관통하는 걸음도 괜찮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곳은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어서 전혀 개발이 안 되었는데, 무슨 변화가 생겼는지 몇 년 전부터 아파트를 비롯한 대형 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고 있다. 인구도 꾸준히 늘어서 40만 명에 이르는데, 대체로 서울이나 분당, 판교 쪽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쩌다 이곳에 들어온 나는 광주시가 변신하는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10년 뒤의 광주는 엄청나게 변해 있을 것 같다.

 

세 시간여 시청까지 오가는 길을 걸었다. 평소와 다른 색다른 맛이 있었다. 먼 곳보다 내 사는 동네를 아는 게 우선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흐리고 간간이 이슬비가 뿌리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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