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다

샌. 2022. 10. 3. 10:30

 

손주를 만나러 잠실에 간 길에 짬이 나서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마침 호수에서는 'Rubber Duck Project Seoul 2022'가 열리고 있었다. 대형 오리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의 공공미술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동심을 일깨워준다. 그는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대상을 - 주로 동물 - 거대한 크기로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러버덕도 높이가 18m나 된다. 작가는 거대하게 변한 오리를 보여줌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것 같다. 자연 앞에서 왜소한 인간을 느껴보라는 것일까. 어쨌든 어른, 아이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각도에서 찍어 보았다. 실제 호수 위의 오리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듯 저희들끼리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호숫길을 따라 시화전도 열리고 있었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인가 보다. 놀이마당에서는 국악 공연이 흥을 돋우고 있었다.

 

 

공원 한켠에서는 노인들이 바둑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옆에 서서 잠시 구경을 했다.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바둑을 즐겨했는데, 지금은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예전에는 가을이 오면 의례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표현을 썼고, 독서의 계절이라는 캠페인이 늘 따라다녔다. 이제는 거의 듣기 힘든 말이다. 요사이는 전국 어디서나 축제가 열려서 온갖 구경거리로 사람들을 모은다. 내 고향에도 인삼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다녀온 친구의 말이 정작 인삼은 없고 먹거리 광장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란다. 다른 축제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겉은 화려하지만 내실은 어떤지 모르겠다. 소박했던 옛날이 정겹게 느껴지는 이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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