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이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의미의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비슷한 말로는 '물비늘'이 있다. 인터넷에서 '윤슬'을 검색하면 연예인이 20명 가까이 나온다. 그만큼 예쁜 이름이라는 뜻이겠다.
겨울 아침의 한강에서는 아침 햇살을 받은 윤슬이 부드럽게 반짝이고 있었다. 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렸지만 윤슬은 개의치 않고 영롱했다. 명멸하는 빛무늬가 강에 뜬 미리내처럼 보였다.
우리네 인생도 저 수많은 반짝임 중 하나가 아닐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은 한순간이며, 하물며 강물에 무슨 흔적인들 남길 수 있으랴. 해가 뜨든 말든, 윤슬이 반짝이든 말든, 무심한 강물은 유유히 흐를 뿐이다. 아서라, 선악이 무엇이며 애증이 무엇이란 말인가. 더구나 희망이란 것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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