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고니 없는 경안천

샌. 2024. 2. 5. 11:07

'가는 날이 장날'이란 말이 이런 경우이리라. 서울에서 옛 동료 두 분이 고니를 보러 내려왔는데 허탕을 치고 말았다. 그저께만 해도 볼 만했는데 하루 사이에 깜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어제 큰 소음이 나는 작업을 한 탓에 고니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두 분에게는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고니 없는 경안천 풍경이 쓸쓸했다.

 

 

대신 물에 잠긴 관목 뒤에서 노는 원앙 가족을 봤다. 경안천습지생태공원에서 원앙을 본 건 처음이었다.

 

 

손 형이 찍어준 사진 - 내 뒷모습은 그런대로 날씬하지 않은가. 

 

 

초록색 조끼를 입은 여인들은 공원을 순찰하며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다. 공원 안의 생태에 대해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전에 이분들 덕분에 공원에서 서식하는 황금개구리를 보기도 했다.

 

 

고니를 못 본 대신 이런저런 정담(情談)을 나누며 공원을 산책했다. 셋은 취향이 비슷해서 공통분모가 많다.

 

 

공원 인근에 난설헌 무덤이 있다. 처음 난설헌 무덤을 찾은 김 형이 무척 반가워했다. 강릉에 살았을 때 난설헌을 가까이 접하며 지냈던 것 같다. 난설헌은 강릉 초당에서 출생했으나 한양 건천동에서 성장하고, 결혼 후에는 옥인동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고 알았다. 안동 김씨 문중 묘가 이곳에 있으니 난설헌의 유택이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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