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소설 읽기가 제일이다. 요즘처럼 찜통더위가 계속될 때는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소설을 벗하는 게 최고의 피서다. 전기료가 걱정된다지만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싸게 먹힌다.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는 이기호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최근에 이기호 작가의 작품을 자주 읽는데 이야기가 경쾌하면서 생생하게 살아 있어 좋다. 그러면서 단단한 뼈대를 숨기고 있다. 쉽게 읽히지만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탄원의 문장'이 제일 인상 깊었다. 대학교에서 일어난 과실치사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다. 후배들 기강을 잡는다고 선배들이 강압적으로 술을 마시게 하고 훈계를 했다. 그중 한 여학생이 집으로 돌아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