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문외한이니 내막을 모르지만 지난주에 일어난 일을 보면 예술 세계란 게 참 희한하다. '풍선과 소녀'라는 뱅크시의 그림이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졌다. 예상보다 높은 15억 원에 낙찰되었는데, 바로 뒤에 해프닝이 일어났다. 그림이 액자 밑으로 빠져나가며 갈가리 찢어진 것이다. 뱅크시가 액자 뒤에 기계 장치를 해 두고 경매가 끝나자마자 그림이 파손되도록 원격조정했다는 것이 나중에 알려졌다. 뱅크시가 무엇을 노렸든지 간에 이런 것도 예술 행위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우선 나는 그림값이 왜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이해 불가다. 미술 전시회장이나 경매장은 예술을 핑계로 돈 많은 사람이 투기질하는 무대인 것 같다. 그림이 예술 자체의 가치보다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