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얼마 전에 타계한 키키 키린의 이런 내레이션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인생 후루츠'는 90세의 슈이치 할아버지와 87세의 히데코 할머니가 전원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다. 예쁘고 맛있게 열매가 영글듯 두 분 노년의 삶이 아름답다. 마냥 부럽기만 하다. 슈이치 할아버지는 건축가다. 젊었을 때는 국가의 신도시 프로젝트 일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효율성을 앞세우는 신도시 개발이 자연과 공존하는 건축을 지향하는 슈이치와는 마찰을 일으킨다. 히데코 할머니는 얌전하고 차분한 성격에 할아버지와 철학이 맞는다. 두 분은 텃밭이 딸린 전원주택을 마련하고 그들만의 자연주의 삶을 실천한다. 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