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9 2

화엄사 홍매

어머니와 고흥에서 올라오는 길에 화엄사에 들렀다. 홍매를 보기 위해서였다. 재작년 봄에 직장 동료들과 가서 처음 만난 화엄사 홍매가 워낙 인상에 남았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 주가 화엄사 홍매의 절정기다. 화엄사 홍매는 나무의 자태와 함께 꽃 색깔이 유난히 붉고 진하다. 오죽하면 흑매(黑梅)라는 별칭이 있을까. 누구나 이 나무 앞에서 한두 번의 감탄사로는 부족하리라.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셔서 나는 30분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사진 찍느라 분주하기만 했다. 반면에 느릿느릿 걸으시며 지긋이 눈으로 바라보시는 분이 계셨다. 그 모습이 꽃만큼 아름다웠다. 사진을 왜 찍는가, 라는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어딜 가면 카메라부터 챙기는 걸 보니 나도 어지간히 중독된 모양이다.

꽃들의향기 2021.03.19

동백과 동박새

어머니를 모시고 고흥에 다녀왔다. 고향에서 고흥까지 가는 데만 일곱 시간이 걸리는 긴 길이었다. 동생이 고흥에서 농장을 시작했는데 동백나무가 많다. 꽃이 피었다고 해서 꽃구경 겸 어머니와 함께 내려갔다. 개량 동백이라 수형은 정돈되고 멋진데 꽃은 토종만 못하다. 지금이 한창이니 춘백(春栢)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목표는 동박새를 보는 것이었는데 마지막 날 겨우 소원을 이루었다. 농장 주변의 동백꽃 풍경이다. 동백나무에는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가 주로 찾아왔다. 그중 열에 하나 동박새가 끼여 있다. 동박새는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카메라를 가져가면 이미 사라지고 없다. 한 곳에 1초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 사흘간 있는 동안 끝날에 겨우 몇 장 사진을 찍었다. 나에게는 그만큼 귀한 사진이다. ..

사진속일상 202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