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0 3

녹우당 은행나무와 해송

전남 해남에 있는 녹우당(綠雨堂)은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가 살던 집이다. 고산은 82세 되던 1668년 수원에 있던 집을 뱃길로 옮겨와 다시 복원하여 지었다고 한다. 녹우당에 오래된 두 그루의 나무가 있다. 수령이 500년인 은행나무는 해남 윤씨 증시조인 윤효정 아들의 진사시 합격을 기념하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나무 높이는 23m이고 줄기 둘레는 5.9m로 수세가 왕성한 나무다. 더 뒤로 들어가면 300년 된 해송이 있다. 이 나무도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 나무 높이는 24m이고 줄기 둘레는 3.4m다. 녹우당 뒤에 비자나무 숲이 있는데 아마 비슷한 시기에 같이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

천년의나무 2021.11.10

가을 여행(2) - 진도

친구 집에서 차려준 아침을 먹고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다. 어젯밤에 나는 오늘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친구들은 읍내에 나가 당구를 치고 돌아와서는 또 카드 게임인 마이티를 하며 놀았다고 한다. 마이티는 그 시절 대학생들이 잔디밭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던 추억의 놀이다. 나는 아예 배우지를 않았으니 그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 각자의 개성이나 지향점에 따라 어울리는 그룹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그때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노는 걸 별로 마땅치 않게 여겼다. 우리가 묵은 친구 집, 마당의 야자수가 남도 지방임을 말해준다. 아침에 잠시 고구마 캐는 작업을 거들다. 먼저 찾은 곳은 용장성(龍藏城)이다. 여기는 고려 삼별초가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여 나라를 지키고자 원종 11년(1270)부터 14년(1273)..

사진속일상 2021.11.10

첫눈이 내리다(2021/11/10)

늦잠을 자고 일어나 커튼을 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예고도 없이 닥친 첫눈이었다. 약 30분 정도 '백설(白雪)이 난분분(亂紛紛)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제법 흩날렸다. 그러나 영상의 기온 탓에 땅에 닿자마자 흔적도 없이 녹았다. 작년 첫눈이 12월 13일이었으니 한 달 이상 빠른 셈이다. 예년의 통계보다도 열흘 정도 이르다고 한다. 아내는 연신 텃밭의 무 걱정을 한다.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햇살이 쨍, 하고 다시 완연한 가을 풍경이다.

사진속일상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