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의 산문집이다. 요조 작가는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에서 목소리로 친근해진 터여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여기에는 음악을 하고 글 쓰는 여성의 섬세한 감성을 느끼고 싶은 면도 있었다. 일흔 넘어 자꾸 무디어지는 감성을 이런 식으로라도 보충하지 않으면 내 생각과 삶이 너무 삭막해질 것 같아서였다. 예상한 대로 따스하면서 여린 작가의 마음씀을 글을 통해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글은 상당 부분 글 쓴 사람의 인격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분 같다. 그러면서 작고 연약한 것에 대한 애정이 잔잔하게 흐른다. 제주도에 '책방 무사'라는 서점을 연 연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익숙하게 싫어하던 대상에 낯설게 임해보면 싫어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묘연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