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굽어보면 보리밭이 좋아 보여 종달새가 쏜살같이 내려옵니다. 밭에서 쳐다보면 저 하늘이 좋아 보여 다시 또 쏜살같이 솟구칩니다. 비비배배거리며 오르락내리락, 오르락내리락하다 하루 해가 집니다. - 종달새의 하루 / 윤석중 소년 시절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자면 벌판을 지나야 했다. 가운데에 둑방이 있었는데 왼쪽으로는 하천 언저리의 터가 넓었고, 오른쪽으로는 논과 밭, 과수원이 있었다. 우리는 둑방 위로 날 길을 따라 학교를 오갔다. 봄날이면 벌판에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하늘에서는 종달새가 우짖으며 바삐 날아다녔다. 아지랑이와 종달새 노랫소리로 아련하게 떠오르는 내 어릴 적 봄 풍경이다. 하지만 종달새를 가까이 볼 수는 없었다. 멀리 작은 점으로 하늘에 떠 있거나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모습으로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