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우엔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戔)이 뵈였다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울파주 밖에는 장군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 주막(酒幕) / 백석 장날 주막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장날이 되면 주막은 시끌벅적했을 것이다. 동무의 집에서 주막을 했던 모양이다. 거기서 얻어먹던 붕어곰의 맛이며, 주막 안팎의 광경이 정겹게 다가온다. 어릴 적에 어른들을 따라 장에 갔을 때 봤던 주막의 모습도 어슴프레 떠오른다. 어린 나는 주막에 딸린 작은 방에 들어가 따끈한 국수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문 밖에서 떠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드물게 들리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나는 놓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