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4

남사마을의 오래된 나무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남사마을은 고가가 잘 보존되어 있는 전통 마을이다. 옛 담이 아름다워 '예담촌'이라고도 한다. 마을을 둘러볼 때 전통 가옥과 함께 오래된 나무를 만나보는 즐거움이 크다. 제일 유명한 나무는 '원당매'지만, 다른 오래된 나무도 여러 그루 있다. 1. 남호정사 매화나무(이씨매) 백매(白梅)로 희고 맑은 꽃이 핀다.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며 사랑을 받는 매화나무다. 수령은 150년 되었다. 2. 하씨고가 감나무 고려말 원정공 하즙(河楫)의 손자 하연이 어릴 때 심은 나무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수령이 600년이 넘는다. 안내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라 적혀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지는 의문이다. 3. 선명당 매화나무(정씨매) 남사마을에서 가..

천년의나무 2019.03.22

백곡리 감나무

일반적으로 과실나무의 수명은 짧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백 년이 넘는 과실나무를 보기가 어렵다. 그 까닭은 과실을 영글게 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탓이 아닌가 싶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에 있는 이 감나무는 연세가 450살이나 되셨다. 과연 감나무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나 싶을 정도다. 하긴 상주에는 750살이나 되신 감나무도 있다. 그러나 크기로는 백곡리 감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긴 세월을 버티어 낸 기상과 위엄이 느껴진다. 감나무 줄기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다. 아이들이 들어가 놀아도 될 만한 공간이다. 줄기에서는 세 개의 큰 가지가 위로 뻗어 있다. 높이가 28m나 되니 키다리다. 지금도 감이 열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곡리가 자랑할 만한 대단한 감나무다.

천년의나무 2013.06.03

소은리 감나무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있는 이 감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다. 무려 750살이나 되었다. 상주는 곶감으로 유명한데 역시 최고령 감나무도 상주에 있다. 이 나무는 지금은 보호수지만 천연기념물로 신청이 되어 있는 상태다. 워낙 오래되어서인지 나무 줄기는 가운데가 썩어 없어지고 둘로 나누어졌다. 그런데도 감나무는 더없이 싱싱하다. 지금도 한 해에 3천 개 이상의 감이 주렁주렁 열린다고 한다. 나무 줄기의 둘레는 약 3 m에 이르지만 나무 자체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아마 느티나무였다면 엄청난 크기로 자랐을 것이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집에도 감나무가 있었다.그 감나무에 올라가 놀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은 감나무 가지가 잘 부러진다고 늘 주의를 주곤 했다. 그 감나무 밑에 큰 바위가 있었는데 ..

천년의나무 2010.07.27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 고재종

그 가지들이 가는 것이거나 굵은 것이거나 아예 실가지거나 우듬지거나 모두 다 서로를 훼방놓는 법이 없이 제 숨결 닿는 만큼의 허공을 끌어안고 바르르 떨거나 사운거리거나 건들거리거나 휙휙 후리거나 모두 다 제 깜냥껏 한세상을 흔들거리는데 그 모든 것이 웬만해선 흔들림이 없는 한 집의 주춧기둥 같은 둥치에서 뻗어나간 게 새삼 신기한 일이다. 더더욱 그 실가지 하나에 앉은 조막만한 새 한 마리의 무게가 둥치를 타고 내려가 깜깜한 땅속의 그중 깊이 뻗은 실뿌리에까지 거기 흙살에까지 미쳐 그 무게를 견딜 힘을 다시 우듬지에까지 올려보내는 땅심의 배려로 산 가지는 어느 여린 것 하나라도 어떤 댑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당참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 우린 너무 감동을 모르고 살아왔구나! -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시읽는기쁨 200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