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4

고흐, 영원의 문에서

'고흐, 영원의 문에서[At Eternity's Gate]'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1888년에 아를로 옮긴 이후의 인생 후반부를 그린 영화다. 한 예술가의 고뇌와 열정이 고흐 그림의 느낌이 나는 화면에 잘 담겨 있다. 고흐의 격정적인 삶을 차분하면서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내면은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고 적대적이다. 가난과 고독 속에서 힘들게 예술혼을 불태우지만 결국 역부족이었던 한 인간의 고군분투가 안타깝다. 그렇다고 고흐가 늘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 영화는 상당 부분을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즐거워하는 고흐를 보여준다. 화구를 메고 그림의 소재를 찾아 초원을 걷는 행복한 고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인간관계는 서툴렀지만 자연과의 교감에서는 예민한 촉수를 갖..

읽고본느낌 2022.05.14

찌질한 위인전

인간에게는 누구나 찌질한 면이 있다. 소위 위인이라고 불리는 인물도 예외가 아니다. 보통의 위인전은 찌질한 면은 드러내지 않고 비범한 능력이나 업적만 자랑한다. 지나친 미화에 실상 왜곡이다. 어릴 때는 누구나 위인전을 보며 자란다. 훌륭한 사람을 본받으라지만 지금 돌아보면 위인전이 과연 아이들 인성에 선한 작용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전쟁을 일으키고 수만 명을 죽인 놈도 위인에 들어가 있다. 은 그런 위인전에 딴지를 건다. 함현식 기자가 딴지일보에 연재했던 내용을 모았다. 책에는 아홉 명의 인물이 나온다.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아니듯, 그들 역시 완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오히려 빛나 보인다. 자신의 약점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의 찌질함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맞서 싸우면서 역사에 ..

읽고본느낌 2021.08.19

수레국화

요사이도시 공원의 화단에서 이 수레국화를 자주 만난다. 전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내 눈에는 최근 들어 자주 눈에 띈다. 유럽의 지중해 원산인데 원예종으로 우리나라에까지 보급되고 있지 않나 싶다. 국화과지만 꽃의 모양은 국화를 닮았다기보다는 카네이션에 가깝고, 꽃이 피는 시기도 여름이다. 주로 보라색을 많이 보았으나 그 외에도 흰색, 분홍색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 수레국화는 독일의 나라꽃이라고 한다. 밑은 고흐의 '수레국화, 데이지, 양귀비, 카네이션이 담긴 화병'이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붉은색의 양귀비와 흰색의 데이지 사이에 있는 수레국화를 그림에서도 볼 수 있다.

꽃들의향기 2008.07.09

감자 먹는 사람들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이다. 어두운 색조로 하루 일을 마치고 가난한 저녁 식탁에 앉은 한 가족을 그리고 있다. 삶의 신고(辛苦)가 잔뜩 묻어있는 그림이다. 고흐 자신이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농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릴려고 했으며, 그래서 겨울 내내 농민의 머리와 손 그리는 연습을 했다고 썼다. 고흐 자신은 이 그림에 굉장히 애착이 갔었는 듯 언젠가는 이 그림이 진정한 농촌 그림으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그림을 통해 문명화된 사람들의 생활방식과는 다른 생활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아마 그것은 가난하지만 소박하고 정직한 생활일 것이다. ......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

참살이의꿈 2004.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