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밑으로 이사한 둘째네 집에 간 길에 산길을 걸었다. 멋모르고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까지 욕심냈으나 오후 2시에 출발해서는 무리였다. 왕복 14km나 되어서 예닐곱 시간은 잡아야 하는 긴 길이었다. 오늘은 수지성당에서 소말구리고개까지 다녀오는 7km 정도의 길을 세 시간 정도 걷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 코스는 긴 능선길인 만큼 큰 오르내리막이 없는 최적의 길이었다. 휴일이지만 미세먼지가 자욱해서 산을 찾은 사람이 적어 길은 한적했다. 오롯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알맞았다. 광교산에는 갈래길이 엄청 많다. 이리저리 오솔길이 무수히 나 있다. 사방이 인간의 거주구역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헷갈려 마주오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리로 가면 광교산이 나오나요?" "여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