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2

2007 추석

짐승은 모를는지 고향인지라 사람은 못 잊는 것 고향입니다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하던 것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지마는 아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 김소월의 '고향' 중에서 우리에게는 두 개의 고향이 있다. 하나는 소월이 읊은 마음 속의 고향이고, 다른 하나는 추루해진 현실로서의 고향이다. 귀성길의 정체를 뚫고 악착같이 찾아가는 고향은 이미 내 마음 속의 고향이 아니다. 많은 것이 변했고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 그리고 빈 자리를 차지한 것은 너무나 낯설다. 어떤 면에서 고향길은 안타까움과 서러움을 확인하는 길이다. 그러나정말 변한 것은 나인지도 모른다. 고향은 예대로의 같은 모습이건만이미 나는 어린 시절의 눈을 가지고 있지..

사진속일상 2007.09.26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가는 길 / 김소월 출퇴근 하는 지하철 2호선의 왕십리역과 신당역 벽에 이 시가 걸려 있다. 그래서 거의 매일 이 시는 내 눈에 들어온다. 하필 같은 시가 두 역에만 붙어있는지, 그리고 왜 이 시가 선택되었는지 어떤 때는 궁금해진다. 한국인의정서에 제일 맞는 시가 소월의 시가 아닌가 싶다. 한국인의 무의식 밑바탕에는 한(恨)이라고 할까, 체념이라고 할까,또는운명과 자연에 순응하는 유전자적심성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소월의 시를 운율에맞추어 읽다 보면 내 마음 속에 어떤 애절한 공..

시읽는기쁨 200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