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은 모를는지 고향인지라 사람은 못 잊는 것 고향입니다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하던 것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지마는 아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 김소월의 '고향' 중에서 우리에게는 두 개의 고향이 있다. 하나는 소월이 읊은 마음 속의 고향이고, 다른 하나는 추루해진 현실로서의 고향이다. 귀성길의 정체를 뚫고 악착같이 찾아가는 고향은 이미 내 마음 속의 고향이 아니다. 많은 것이 변했고 사라졌고, 남아있는 것 그리고 빈 자리를 차지한 것은 너무나 낯설다. 어떤 면에서 고향길은 안타까움과 서러움을 확인하는 길이다. 그러나정말 변한 것은 나인지도 모른다. 고향은 예대로의 같은 모습이건만이미 나는 어린 시절의 눈을 가지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