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평생을 동무하여 함께 걸어갈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제 마음 다 퍼내어 서로의 먼지 낀 자리 병든 상처 씻어주고 마른 목 적셔주며 그렇게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오늘 비로소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먼길 앞에 두고 비록, 지금 가난하다 하여도 그러나 그것 또한 얼마나 좋은 일인가 오히려 정직하고 선량한 마음만으로 그렇게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은 그렇게 지금 시작한다는 것은 - 길 / 김시천 오솔길, 언덕길, 숲길, 고갯길, 논두렁길, 밭두렁길, 꼬부랑길, 비탈길, 가시밭길, 벼룻길, 외퉁길, 후밋길, 한길, 지름길, 에움길, 거님길, 두멧길, 뒤안길, 발구길, 푸서릿길, 눈석잇길, 돌서덜길,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