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양지꽃 2

돌양지꽃(2)

소백산을 올랐을 때 고도가 1000 m 이상이 되니까 돌양지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상에 오를 때까지 가장 많이 만난 꽃이 이 돌양지꽃이었다. 꼭 바위틈만 골라 자라는 돌양지꽃은 보통의 양지꽃과 달리 여름에 고산 지대의 바위 사이에서 꽃을 피운다. 그런 조건 탓인지 꽃에서도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생활력이 느껴진다. 양지꽃이 별 어려움 없이 자란 도시의 아가씨라면 돌양지꽃은 온갖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자라난 시골의 아가씨 같다. 사람의 얼굴에 그가 살아낸 과거가 새겨져 있듯 꽃도 마찬가지다. 애틋하면서도 그만큼 더 가까이 가고 싶은 꽃이 돌양지꽃이다.

꽃들의향기 2010.07.27

돌양지꽃

관악산 정산 부근 바위 틈에서 이 돌양지꽃을 만났다. 양지꽃은 봄에 피는 꽃이지만, 돌양지꽃은 여름에 핀다. 그것도 높은 산 꼭대기의 바위에서꽃을 피운다. 등산을 하다가 암회색 바위 틈에서 노랗게 피어있는 이 꽃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흙이 있는 좋은 땅도 있건만 돌양지꽃은 이름 그대로 가장 척박한 곳을 찾아서 자란다. 굳이 그런 자리를 지키는 돌양지꽃이 인간의 눈에는 안타깝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생각일 뿐, 돌양지꽃에게는 그곳이 가장 편안한 자리일 것이다. 올빼미에게는 밤이 낮이고, 지렁이에게는 흙 속이 갑갑하지 않은 법이다.

꽃들의향기 200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