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을 올랐을 때 고도가 1000 m 이상이 되니까 돌양지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상에 오를 때까지 가장 많이 만난 꽃이 이 돌양지꽃이었다. 꼭 바위틈만 골라 자라는 돌양지꽃은 보통의 양지꽃과 달리 여름에 고산 지대의 바위 사이에서 꽃을 피운다. 그런 조건 탓인지 꽃에서도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생활력이 느껴진다. 양지꽃이 별 어려움 없이 자란 도시의 아가씨라면 돌양지꽃은 온갖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자라난 시골의 아가씨 같다. 사람의 얼굴에 그가 살아낸 과거가 새겨져 있듯 꽃도 마찬가지다. 애틋하면서도 그만큼 더 가까이 가고 싶은 꽃이 돌양지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