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에 있는 두리봉(457m)은 남한산성 남쪽에 있는 산이다. 망덕산에서 동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가 두리봉을 지나 군두레봉까지 이어진다. 이배재고개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망덕산을 거쳐 두리봉으로 향했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깨끗했고 공기는 맑았다. 망덕산을 지나서부터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알맞은 길이다. 부드러운 산길이 능선을 따라 꼬불꼬불 이어졌다. 달콤한 숲의 향기가 가득했다. 여기는 인간의 소란함으로부터 벗어난 별천지였다.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렇다. 소유하지 않아도 내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무 때나 찾아가 마음껏 걸을 수 있으니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러나 결국은 내 것, 네 것의 구분도 없어진다. 아서라, 다 부질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