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마니산 정상부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바위 틈에 자리를 잡아선지 힘들고 야위어 보이는데, 더구나 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해풍 탓으로 몸은 완전히 육지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분재 같은 늘씬한 몸매는 지나는 등산객의 시선을끌아당긴다. 줄기는 용틀임 하며 올라오다가 두 갈래로 갈라졌는데, 만약 수령이 오래 되었다면 명품 소나무 반열에 오를 만한 모양새다. 전에는 나무만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새로이 보호 철책을 둘렀다.사람의 손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이 나무를볼 때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떠올랐다. 낙락장송의 기상이라면 이렇듯 홀로 산꼭대기에서 당당하게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더구나 영산(靈山)이라는 마니산 정상에 있으니 이 나무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