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은 수수하다. 다섯 장의 하얀 꽃잎에 까만 수술이 달린 모습을 보면 주근깨가 난 하얀 얼굴의 소녀가 연상된다. 그리 잘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래선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도 못한다. 배꽃에 대한 관심은 다른 꽃에 비해 덜한 것 같다. 배꽃을 한자로 이화(梨花)라 한다. 배꽃을 학교명으로 삼은 곳으로 이화여자대학교가 있다. 여학교에 꽃 이름이 많이 쓰일 것 같은데 막상 찾기 어렵다. 배화나 선화 같은 이름은 '꽃 화[花]'만 들어갔지 꽃 이름은 아니다. 이화여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1887년에 스크랜튼 부인이 운영하던 여학교에 고종이 내려준 이름이 '이화학당'이었다고 한다. 당시 정동에 있던 학당 근처에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기 때문이었거나, '이화정'이라는 정자 이름에서 땄을 것이라는 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