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면장을 하지.” 어렸을 때는 아버님이 면장을 하신 관계로 유독 이런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내 앞에서는 일부러 더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겸연쩍긴 하지만 같이 웃곤 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나는 ‘면장’을 면(面)이라는 행정 단위의 기관장을 뜻하는 면장(面長)으로 알고 있었다. 그 말을 썼던 사람들도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골의 면장(面長)이라도 하려면 뭔가 아는 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알아야 면장을 하지’는 속담으로 올라 있는데, ‘어떤 일이든 그 일을 하려면 그것에 관련된 학식이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나와 있다. 그런데 면장의 어원은 원래 다른 뜻이라는 걸 최근에 알았다. 면장은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