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는 세 명의 벗이 있는데 그들 이름은 과민성대장증상과 외이염, 그리고 무좀이다. 과민성대장증상은 언제부터 친구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거의 유전적인 영향인 것 같으니 어머니 뱃속에서 시작된 셈이다. 이 친구는 40대 때 최전성기를 구가하다가 지금은 잠잠해졌다. 그때는 커피도 마시지 못했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도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지하철에 타면 이내 신호가 온다. 그래서 손이나 가방으로 꼭 배를 가리고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제일 예민한 부위가 배다. 외이염은 사귄지 20년 정도 되었다. 디스크 수술 후 허리 운동에 좋다고 해서 수영을 했는데 그때 이 친구가 찾아왔다. 처음에 제대로 고쳤으면 별 탈이 없었을 텐데 병원에 가기 싫어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