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에 찾아온 J 수녀님에게서 묵주를 선물 받았다. 돌아가신 언니 수녀님이 사용하셨던 묵주인데, 수녀님이 보관하고 계시다가 기도를 많이 하라면서 내 손에 건네 주셨다. 아마 최근에 침체된 내 상태를 전해 들으시고 자극을 주시려는 것 같다. 묵주는 황색의 묵주알에 나무 십자가가 달려있는 작고 소박한 것이다. 손때가 묻고 닳아있는 것이 오랜 기간 수녀님의 기도와 함께 했었음을 알아볼 수 있다. 몇 년 전에는 T 수녀님으로부터도 사용하던 묵주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묵주는 전부 나무로 된 것이었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십자가의 귀퉁이는 닳아 없어지고 나무 색깔도 까맣게 변해 있었다. 기도가 생활화된 수녀님들이지만 이 정도까지 되자면 보통 세월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분신처럼 묵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