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사 2

반야사 배롱나무

반야사(般若寺)는 영동군 황간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성덕왕 19년(720)에 의상의 제자인 상원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절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작지만 저수지도 있어 물이 풍부하다. 이곳 지형이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이라는데 문외한의 눈에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 반야사에는오래된 한 쌍의 배롱나무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조선조의 건국 당시 무학대사가 주장자를 꽂아둔 것이 둘로 쪼개져서 쌍배롱나무로 되었다고 하는데, 많은 지팡이 전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전설에근거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나무의 수령을 500년으로 추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무 크기는 예상보다 작아 그 나이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다만 줄기의 생김새가 만만찮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준다. 꽃도 많이 져서 배롱나..

천년의나무 2007.09.03

나무를 만나러 훌쩍 떠나다

함양의 상림이 보고 싶어 훌쩍 길을 나섰다. 내려간 김에 몇 군데의 오래된 나무도 만나기로 했다. 사람보다는나무를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고 사람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하지만, 고목이 주는 위엄과 인내와 침묵이 그리울 때도 있다. 이번 길의 첫째 날은 학사루 느티나무, 함양 상림, 목현리 오송, 금대암 전나무를 만났고, 둘째 날은 반야사 배롱나무, 상현리 반송과 만났다. 모두가 가슴 벅찬 첫 대면이었다. 혼자만의 여행은 오랜만이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지금껏 혼자만의 여행을 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 여행을 굳이 낯선 곳을 찾아가는 지리적 개념에서만 떠난다면 말이다. 그저 나 홀로 길을 걷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좋다. 풍광보다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걸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사진속일상 200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