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반야사 배롱나무

샌. 2007. 9. 3. 10:21



반야사(般若寺)는 영동군 황간에 있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성덕왕 19년(720)에 의상의 제자인 상원 스님이 창건했다고 한다. 절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작지만 저수지도 있어 물이 풍부하다. 이곳 지형이 물 위에 뜬 연꽃 모양이라는데 문외한의 눈에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

 

반야사에는오래된 한 쌍의 배롱나무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조선조의 건국 당시 무학대사가 주장자를 꽂아둔 것이 둘로 쪼개져서 쌍배롱나무로 되었다고 하는데, 많은 지팡이 전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전설에근거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나무의 수령을 500년으로 추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무 크기는 예상보다 작아 그 나이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다만 줄기의 생김새가 만만찮은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 준다.

 

꽃도 많이 져서 배롱나무의 눈부신 화려함을 볼 수는 없었지만, 작은 절집 앞의 석탑과 어우러진 풍경이따뜻하게 다가왔다. 절은 불사중이라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오래된 고찰에서 절의 역사가 배어있는 나무를 만나게 되면 무척 반갑다. 그 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살아있는 절의 향기고 법음이다. 부처님의 말씀이 꼭 불경이나 설법에만 있지 않을 것이다. 나로서는 반야사의 배롱나무가 또한 그러하다.

 




'천년의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평리 소나무  (0) 2007.09.08
화서면 반송  (0) 2007.09.05
금대암 전나무  (0) 2007.08.31
목현리 구송  (0) 2007.08.30
학사루 느티나무  (0) 2007.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