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을 보러 장호원 백족산에 찾아갔다. 서울에서 1 시간 30 분 거리에 있는 장호원은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데 전부터 이곳의 복사꽃을 보고 싶었다. 산등성이를 따라 피어 있는 연분홍 꽃밭은 머리 속으로만 그려오던 상상이 풍경화였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이란 말이 있듯 복사꽃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한 복사꽃의 연분홍 색깔은 고혹적이면서 육감적이다. 복사꽃은 에로스에 어울리는 꽃이다. 그러나 애써 찾아간 날은 이미 절정이 때를 지나 가빴던 호흡이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던 꽃을 만나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또한 내년을 기다리는 설레임이고 즐거움일 수 있다. 백족산(白足山)에서는 장호원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백족산은 장호원에 인접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