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리처드 기어(R. T. Gere)의 사진전 ‘순례의 길’을 보았다. 그가 티베트 불교에 심취해 있고 티베트인들의 인권과 문화 보존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작가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최근에 알았다. 지난달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사찰을 둘러보기도 했다. 티베트 불교와 비교해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순례의 길’은 그가 티베트, 네팔, 몽고 등 불교 사찰과 유적지를 순례하며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전부 흑백사진이다. 그러나 흔들리고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들은 눈에 설다. 불교적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했겠지만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단조로운 티베트인들의 삶에서 불교가 주는 생기와 활력을 보고 싶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