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6

백양사 비자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되어 있는 비자나무 숲이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에 있는 백양사 주변 산에 7천 그루 정도가 자생하고 있다. 이 숲은 고려시대 진각국사(眞覺國師, 1270~1355)가 당시 구충제로 사용되던 비자나무 열매를 주민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비자나무 열매는 구충제와 같은 의약 재료나 식물성 기름으로 사용되고, 목재는 탄력이 좋고 무늬가 예뻐 건축과 가구재, 바둑판 등에 많이 쓰인다. 비자나무는 추위에 약한 난대성 상록침엽수라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백양사 비자나무 숲은 산감(山監) 스님을 둘 정도로 절에서 정성들여 관래한 탓에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천년의나무 2019.03.20

여미리 비자나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있는 비자나무다. 비자나무는 제주도나 남해안 지역에서 많이 자란다. 이렇게 중부 지방에서 자라는 비자나무 고목은 드물다. 추정 수령은 330년이고, 높이 20m, 줄기 둘레 2.5m다. 이 비자나무는 여미리에 살던 전주 이씨 가문의 한 분이 1600년대 후반에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기후나 풍토가 맞지 않을 텐데 잘 자라고 있다. 수형도 아름답다. 비자나무 밑에 유기방 가옥이 있다. 봄에 수선화가 유명하다고 친구가 소개해 준 곳이다.

천년의나무 2018.05.30

새천년비자나무(2)

제주도 비자림에서 자라는 비자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다. 키는 14m, 굵기는 어른 네 아름에 이른다. 안내문에 보면 고려 명종 20년(1189)에 태어났다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수령이 800년이 넘는다. 11년 전에 이 비자나무를 처음 만났다. 그 뒤로 제주도에 들리면 이 비자나무를 찾아보곤 했다. 이번에는 장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였다. 비자나무는 자유분방한 나무다. 개성이 강해서 수형도 갖가지다. 그런데 새천년비자나무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히고 반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랬으니까 오랜 세월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자나무 앞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깊이를 생각한다. 비자나무는 찾아왔다가 사라져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천년의나무 2017.05.19

구좌읍 비자림

10년 만에 다시 찾은 숲이다. 인간에게는 짧다고 할 수 없지만 수백 년을 살아가는 비자나무에게 십 년은 잠깐일지 모른다. 제주도 구좌읍 비자림은 500년이 넘는 비자나무 2천여 그루가 자라는 숲이다. '새천년비자나무'라 이름 붙은 수령 820년의 나무가 제일 오래되었다. 상록수라 겨울에도 초록의 잎으로 가득하다. 비자나무 재질은 부드럽고 습기에 강해 관이나 배 만드는 재료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특히 바둑판은 비자나무로 만든 것을 최고로 친다. 돌을 놓으면 표면이 들어갔다가 시간이 지나면 원상회복이 된다고 할 정도로 탄력이 좋다. 현재 생산되는 비자나무 바둑판은 외국에서 수입한 목재로 만드는 것 같다. 오래된 비자나무 사이를 걸으며 1시간 정도 산책할 수 있다.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황토로 된 숲길이다..

천년의나무 2016.01.24

상만리 비자나무

남쪽 지방에 가야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다.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무의 생김새나 잎 모양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에 있는 이 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원래 이곳은 절이 있던 자리였다는데 지금은 동네의 당산나무로 되었다. 주변이 깨끗이 정비되어 있고, 나무 아래에는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평상도 놓여 있다. 천연기념물이더라도 출입을 금지시키기보다는 이렇게 나무와 사람이 공존하는 모습이 훨씬 보기 좋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나무 줄기에서 수많은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나이가 600년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혈기 왕성한 모습이다. 나무 높이는9 m, 줄기 둘레는 5.6 m인 거목이다.

천년의나무 2011.10.16

새천년비자나무

북제주군 구좌읍에있는 비자림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동안 몇 번의 제주도 패키지 여행에서는 한 번도 소개받지 못한 곳이었다.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비자림은 놀라움과 신비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예전에 여기 왔더라도 나무에 관심이 없었을 때니 그저 심드렁했을지도 모른다. 비자나무 하면 최고급 바둑판으로 사용되는 정도로알고 있던 게 전부였다. 물론 이제껏 비자나무를 직접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비자나무 숲 속에서 최고의 호사를 누린 것이다. 이 숲 속에 들면어떤 신비스러움과 경외감에 사로잡히게된다. 숲에서 나오는 알지 못하는 기운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걸음은 느려지고 입은 다물어지며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이 지역 마을 사람들 또한 비자림을 ..

천년의나무 200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