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潭一草廬 瀟세類僊居 山簇開軒近 泉聲到枕虛 洞幽風淡蕩 境僻樹扶疎 中有逍遙子 淸朝好讀書 - 山居 / 徐敬德 화담의 한 칸 초가집은 신선이 사는 곳처럼 깨끗하네 창을 열면 늘어선 산들이 가깝고 베갯머리엔 시냇물 소리가 조용하네 골짜기 깊으니 바람이 시원하고 땅이 외지니 나무가 무성하네 그 속을 거니는 한 사람이 있어 맑은 아침 즐거이 독서를 하네 황진이(黃眞伊)가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을 유혹(?)하러 찾아간 곳이 이 시에 나오는 한 칸 초가집이었을지 모른다. 지족선사(知足禪師)를 파계시키고 자신만만해진 황진이는 역시 명성높은 학자인 화담도 공략하려 한다. 요사이 말로 하면 황진이는 '펨므 파탈' 쯤 되는 여자인 것 같다. 그러나 화담을 유혹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도리어 그의 인품에 반해 버린다. 화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