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을 지나다가 교산동에 있는 선법사에 들렀다. 객산 아래에 있는 작은 절인 선법사에는 '태평이년명마애약사불좌상(太平二年銘磨崖藥師佛坐像)'이라는 마애불이 있다. 절 한 켠의 삼각형 모양의 돌에 새겨진 이 불상은 작고 정교하며 무척 아름답다. 부처님에게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지만 내가 본 첫 인상은 귀엽고 예쁘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불상 크기가 1 m도 채 되지 않아 나에게는 더욱 의미있게 느껴졌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 불상 옆에는 어설픈 글씨로 적힌 명문이 있는데, 그 내용에 따르면 불상의 조성 시기가 고려시대인977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천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다는 얘기인데 그런 역사성이 이 불상을 더욱 귀하게 느끼게 했다. 불상 바로 옆에는 ..